겨울철이 되면 전신에 흐르는 혈액이 다른 계절에 비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당뇨 등 대사질환을 앓는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장애를 몸으로 느낀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흔한 증상이 손과 발이 저리거나 아프고 때로는 감각이 무뎌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손발 저림을 겪을 때 단순한 혈액순환 장애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넘어가곤 한다. 하지만 중년 이후라면 이를 쉽게 넘겨서는 안 된다. 특히 당뇨병이 있다면 다발성 말초 신경병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당뇨 합병증으로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또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말 혈관이 막혀서 손발 저림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원인 질환부터 치료하는 것이다. 만약 뇌졸중의 위험 인자를 가졌다면 미세한 손발 저림도 반드시 체크해봐야 한다. 뇌 질환의 전조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손발 저림 증세를 느낀 뒤 1년 내에 뇌졸중이 발병할 확률이 15~2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팔다리와 얼굴 등에 급작스럽게 저리는 증세가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여러모로 안전하다. 이 밖에도 디스크나 팔목터널증후군도 손발 저림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는 근전도 검사를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으며 치료도 비교적 쉽다.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당뇨 환자 3명 중 1명이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앓고 있다고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방치할 경우 뼈와 살이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로 이환돼 발이나 발가락 절단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통상 당뇨발 환자의 80% 정도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을 겪는데 통증을 앓은 지 3년이 되면 당뇨발이 발생할 위험률이 14배 이상 증가한다고 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환자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상은 ‘발, 또는 다리에 저린감’이다. 이 증상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들이 질환을 인지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단순한 저림증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향은 겨울철이 되면 더욱 심해진다. 하지만 이 저림증은 차차 극심한 통증이나 무감각으로 발전해갈 수 있다. 이 외에도 ‘발 또는 다리에 찌르는 듯한 느낌’, ‘이불이 피부에 닿을 때 아픈 느낌’, ‘발 피부가 건조해 자주 갈라짐’, ‘걸을 때 발의 무감각’ 등 다양한 증상을 호소한다. 모든 증상의 공통점은 밤에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말초신경은 뇌와 척수에서 신경가지들이 몸통, 팔, 다리 등으로 뻗어있는 것이다. 말초신경은 손, 발에서 느낀 감각을 중추신경(뇌와 척수)에 전하고 중추신경의 명령을 근육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말초신경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 경우를 통틀어 말초신경병이라고 한다. 하나의 말초신경만 손상을 받는 경우를 단신경병이라고 하고 여러 말초신경이 비슷한 정도로 손상되는 경우를 다발성 신경병이라고 부른다. 단신경병은 주로 하나의 말초신경이 손끝과 발끝으로 가는 동안에 비정상적으로 눌리거나 외상을 입어서 생기게 된다. 다발성 신경병증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크게 나누어 보면 대사성 질환(당뇨병, 신부전증, 갑상성 기능저하증), 약물(항암제, 결핵약)이나 독성물질 중독(납, 유지용매), 영양결핍(비타민 부족, 알코올 중독), 결체조직질환(류마티스성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 염증성 질환(길랑-바레 증후군), 유전성 신경병 등이 있다. 그 외에 암과 연관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이 중에 가장 흔한 것이 당뇨에 의한 것이다.
단신경병은 주로 정중신경, 척골신경, 비골신경에 생기는데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손바닥으로 가는 정중신경이 손목의 인대가 두터워져 눌리는 경우 엄지, 검지, 장지 손가락과 손바닥이 저리게 되고 감각이 떨어지고 심하면 엄지 손가락 근육이 마른다. 이러한 경우를 수근관 증후군이라고 한다.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하고 손으로 일을 많이 한 경우 더 극심해진다. 척골신경은 팔꿈치에서 잘 눌리는데 이 경우 주먹을 쥐기 힘들고 손의 근육이 마르며 약지와 새끼손가락, 그 아래 손바락이 저리고 감각이 떨어진다.
비골신경은 무릎의 바깥쪽에서 잘 눌리는데 이 경우를 족하수라고 부르며 발목을 위로 들어올리지 못하는 증상이 생긴다. 다발성 신경병은 양쪽 손이나 발이 저리거나 시리고, 따끔거리거나 화끈거리며 감각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 증상은 주로 손과 발에 나타나면서 심해질 경우 몸의 위쪽으로 퍼져 올라간다.
말초신경병은 대부분의 경우 초기의 증상은 발끝부터 감각이상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다발성 말초신경병의 저린 증상은 다리와 팔 양측에 대칭으로 나타난다. 주로 "손발이 저리다", "화끈거린다", "차고 더운 것을 잘 느끼지 못하겠다", "가벼운 접촉에도 예민하게 느껴지고 통증을 느낀다"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이러한 감각이상 증세는 보통 발끝에서 시작해 무릎 부위까지 번지는데 심하면 양쪽 손으로 퍼진다. 이러한 증상은 수 개월에서 수 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고 진행된다. 당뇨성 다발성 말초신경병의 주된 증상은 감각이상이지만, 심한 경우 때로는 운동신경까지 마비가 진행되어 근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또한 자율신경에도 문제가 흔히 생기는데, 이런 경우 보통 환자 스스로 느끼는 자각 증세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기립성 저혈압(누웠다가 일어날 때 저혈압이 발생하여 어지러움이나 심한 경우 실신하는 것)이나 발기부전 등의 증세로 나타날 수 있다.
당뇨성 말초신경병은 보통 50세 이후의 당뇨 환자들에게서 나타나며, 오랫동안 당뇨를 앓았던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오랫동안 당뇨를 앓았던 환자들이 상기한 증상을 호소하면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을 의심할 수 있고, 신경과 전문의의 간단한 신경학적 진찰과, 신경전도 및 근전도 검사를 통해 말초신경병의 유무를 어렵지 않게 진단할 수 있다. 말초신경병의 합병증을 가지고 있는 당뇨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다른 합병증(당뇨병성 신장병, 당뇨병성 망막증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검진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이 외에도 간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 항암제 등의 약물복용이나 중금속 중독이 있는지도 확인하게 된다.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은 지속적인 고혈당이 해결되지 않으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그러므로 치료의 키포인트이자 해결책은 혈당 조절이다. 올바른 혈당 조절은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의 발생을 예방하고 이미 진행된 병을 호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말초신경병이 발생하면, 완전한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므로 평소에 이상이 없다고 방심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혈당관리에 만전을 기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말초신경병이 있는 경우 환자가 할 일 가운데 중요한 것은 손과 발을 항상 청결하게 유지하면서 잘 관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감각이 감소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발에 생긴 작은 상처가 자신도 전혀 모르는 사이에 심각한 염증으로 번질 수 있다. 따라서 수시로 발을 점검하고 항상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말초신경병을 멀리하기 위한 당뇨인의 발 관리
1. 무엇보다 자주 씻고 씻은 후 완전히 건조시키고 보습크림을 바르며 면양말을 신는 것이다. 신발은 꽉 끼거나 뾰족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땀 배출은 잘 되면서 보온 효과가 뛰어난 양말과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발 앞쪽의 폭이 넓고 둥글며 굽에는 쿠션이 있는 것이 좋다. 바닥이 지나치게 얇은 신발도 걸을 때 불편하므로 바닥에 발의 움푹 들어간 곳을 받쳐주는 아치대가 있는 신발이 발을 편하게 할 수 있다. 지나치게 큰 신발도 신발 안에서 발이 겉돌아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신지 않는 것이 좋다.
2. 발톱을 깎을 때는 주위 발까락을 파고 들지 않도록 항상 일자로 평평하게 깎아준다.
3. 저녁에는 10분 정도 족욕을 하는 것도 좋은데 너무 뜨거운 물은 오히려 상처를 깊게 하고 감각을 무디게 하므로 물의 온도에도 신경 쓴다. 발바닥이 욕조나 대야 바닥에 닿지 않게 하고 말을 앞뒤로 움직이거나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면 혈액순환이 잘 되어 효과적이다. 발냄새나 무좀이 심한 경우 뜨거운 물로 하는 족욕은 피하고 발을 씻을 때도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을 주로 이용한다.
4. 피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마사지를 자주 해주는 것도 좋은데 손발톱용 솔이나 필링브러시 등을 이용해 발이 따뜻해질 때까지 마사지 하는 것이다.
5. 저녁마다 다친 곳, 물집, 반점, 붓기를 철저히 체크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고 굳은살이나 티눈이 있다면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물론 혼자 임의로 하는 것은 위험하고 의사의 도움을 받아서 해야한다. 발의 온도가 갑자기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다. 밤에 양말을 신고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