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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수기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갑자기 몰려오기 시작한 극심한 피로감과 심한 갈증이라는 증상으로 나의 긴 당뇨 인생은 시작되었다. 부모님에게 당뇨는 없었고 7남매 가운데서 나와 형님 한 분에게만 당뇨가 찾아온 것을 보면, 유전보다는 내 생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김질수(남 61 세)

 사업을 하던 나는 당뇨 진단을 받은 직후 하루에 한 번씩 약을 먹으며 당뇨 관리를 시작했다. 하루 한 알로는 전혀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았고, 약을 두 알로 늘려 처방 받았지만 혈당은 늘 그 자리였다. 하던 사업을 아들에게 맡기고 매일 등산과 두 시간씩 운동을 하며 열심히 관리했지만 혈당이 잡히지 않았다. 더욱이 심한 변비로 늘 고생해야 했다. 의사인 작은 아들이 “아무래도 당뇨 합병증이 의심된다”고 말해 집 근처 대학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 대장 합병증이라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당뇨는 그 자체보다 합병증이 무섭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왔던지라 ‘합병증’이라는 세 글자가 공포로 나를 덮쳤다.

 그러던 중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인슐린펌프 치료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아직 인슐린펌프 치료를 시작한지 열흘 남짓 흘렀지만 펌프를 단 1~2일 후부터 혈당이 안정되고 극심한 변비 증상이 4일 만에 사라지는 것을 느끼면서 내가 얼마나 훌륭한 선택을 했는지 깨닫고 있다.

 나에게 인슐린펌프 치료를 권해주었던 그 친구는 “나는 인슐린펌프 덕분에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그 친구의 생생한 경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기계까지 달고 “나 당뇨환자입니다!”라고 광고하는 것 같아 꺼림직 해 선뜻 치료를 시작하지 못했던 나였다. 지금 생각하면, 기계 다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내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했는지 한심스러울 정도다. 합병증이 시작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고 친구를 찾아가 인슐린펌프에 대해 자세히 묻고 전문 치료병원까지 물색해 찾아온 것이다. 지금은 하루라도 빨리 인슐린펌프로 방향을 바꾸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스럽다.

  인슐린펌프 치료는 혈당을 정상으로 돌려주고 그에 따라 합병증도 낫게 해주는 최고의 치료다. 더욱이 식이요법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큰 매력이다. 주변에 볼 수 있는 수많은 당뇨 환자들은 안 먹고 못 먹는 관리 때문에 날이 갈수록 말라가고 기운을 잃고 있는데 참으로 안타깝다. 주말에는 당뇨 전문 교육도 있어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얻고 있다. 인슐린펌프 치료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환자를 살리기 위한 사명의 증거라는 것을 알게 되어 더욱 감동적이다.

 두 말 할 것 없이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다. 해답은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다. 얼마나 좋은 치료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가 하는 것. 당뇨가 얼마나 고통스러운 병인지 잘 알기에 당뇨인들이 하루 빨리 인슐린펌프를 잘 알게되어 당뇨의 고통에서 벗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나보다 당뇨를 더 오래 앓아온 병력 20년의 형님에게도 인슐린펌프 치료를 강력히 권해드릴 것이다.

 인슐린펌프는 그야말로 획기적인 아이템이다. 나는 인슐린펌프의 산증인이니 어느 누구든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정성껏, 적극적으로 설명해 줄 준비가 되어 있다. 물론 신문이나 잡지에 나의 경험담을 기고할 생각도 있다.

그만큼 인슐린펌프에 대한 확신과 믿음은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것이다.